한중록 :: 개요, 가치, 정신과 의사들의 분석, 대중매체에서, 느낀점

1. 개요

『閑中錄』 : 이 글은 사도세자의 정실, 혜경궁 홍씨가 말년을 맞이하며 그녀의 일생을 회고한 수필입니다. 이 작품은 인현왕후전과 계축일기와 함께 조선시대 3대 궁중 문학으로 평가되며, 궁중 문학 중에서도 특이하게 여성 왕실 구성원이 직접 저술한 책 중 하나입니다.

이 수필은 혜경궁 홍씨가 여러 번에 걸쳐 쓴 문장을 모아놓은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 4번에 걸쳐 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정조 시절에 홍씨의 조카인 홍수영이 그녀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삶을 회고해 써달라고 요청한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언급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글은 정조의 승하와 함께 홍씨의 남동생 홍낙임이 사사된 슬픔 속에서, 그녀는 친정의 억울함을 담아내며 글을 썼습니다.

세 번째 글에서는 친정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이번에는 홍씨가 손자인 순조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털어놓아 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글은 정순왕후 김씨의 사후에 쓴 글로, 이 글에서는 임오화변의 전말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여러 필사본이 남아있으며, 이들 필사본은 서로 조금씩 다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혜경궁 홍씨의 어린 남동생들이 궁에 처음 들어올 때 현빈 조씨의 가족들에게 "당색이 다르니 같이 놀기 어렵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내용은 판별에 따라 포함되거나 배제될 수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대부분 순한글로 쓰여져 있습니다.

2. 가치

2.1. 역사성

사도세자의 아내 혜경궁 홍씨 가 직접 증언한 내용으로, 사도세자와 관련된 문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1차 자료입니다. 혜경궁 홍씨의 글에는 사도세자의 광기와 뒷이야기로 인해 죽음에 이르게 된 사건들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 작성된 부분부터 홍씨는 남편인 사도세자를 본격적으로 미쳤다고 묘사하며, 아버지인 영조를 편집증적인 사람으로 묘사합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다른 다수의 사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임오화변의 내용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은 내용이 간결하며 승정원일기는 정조가 세초시켜 한중록을 제외하면 상세한 기록이 거의 없습니다. 현대에선 혜경궁 홍씨가 친정을 옹호하려는 정치적인 의도로 작성한 글이라고 주장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혜경궁의 친정의 아버지인 홍봉한이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자는 의견을 제시했을 때, 한중록은 홍봉한이 사도세자의 죽음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사도세자의 죽음 기간 동안 홍봉한이 실제로는 그 자리에 없었다고 주장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또한 혜경궁의 작은 아버지인 홍인한이 "삼불필지" 사건에 대한 변명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사건은 세 가지 중요하지 않은 내용을 뜻하며, 영조가 홍인한에게 "세자가 노론이나 소론을 알 것이냐? 그게 남인이나 소북을 알겠느냐?"라고 물었을 때, 홍인한의 대답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중록에 따르면 홍인한은 세자가 이미 모두 알고 있다고 대답한 후, 영조가 "어린 세자가 노론이나 소론을 알고, 남인이나 소북을 알겠느냐?"라고 더 물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답으로 한중록은 홍인한이 "(붕당에 대해) 알 필요가 있겠습니까?"라고 대답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내용이 사전에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여겨져 혜경궁 홍씨의 주장을 지지하는 근거로 활용되기에는 불충분한 점이 있습니다. 또한, 홍인한은 세자의 승계를 저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홍인한의 아들이자 홍씨의 외삼촌인 홍낙임 역시 세자와 선대의 관계를 고려하여 살려주었으며, 홍봉한은 제수하여 처벌했을 정도로 성심껏 대해주었습니다. 정조가 자기의 아버지를 죽인 외할아버지인 홍봉한과 홍낙임을 살려준 후에도, 결국 그 둘을 처단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정조가 외가에게 보인 성의와 신뢰를 나타냄으로써, 홍인한이 단순히 오해에 의해 사사되었을 가능성은 적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또한, 홍인한과 관련하여 한중록은 홍인한이 세자의 요청을 무시하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홍인한의 세자 정조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면입니다.

2.2. 문학성

조선시대 궁중문학의 소중한 예시로서, 여성의 시각에서 궁중 생활과 심각한 정치적 변화를 서술한 작품으로 높이 평가받습니다.

2.3. 문화성

세부적인 서술을 통해 궁중에서 사용되는 용어, 궁중의 문화와 사회적 풍습, 사대부 사회의 풍경을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간택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조선의 복식과 궁중문화를 이해하는 데 귀중한 자료입니다.

3. 정신과 의사들의 분석

2014년에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의사인 정하은 박사와 김창윤 박사가 한중록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였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사도세자의 정신적 증상에 대한 기술이 현대의 정신의학 지식을 가진 사람이 아닌 사람이 상상력만을 가지고 쓴 것으로 보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한중록은 혜경궁 홍씨가 사도세자의 죽음 이후에 작성한 것으로, 홍씨 집안에 호의적이지 않았던 내용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근거로 하였습니다. 이 연구는 한중록의 내용이 왜곡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사도세자가 당쟁의 희생양으로 죽은 것으로 설명합니다. (Lee DI. The world dreamed by Prince Sado. Goyang: Wisdomhouse; 2011. p.53-54.)

그러나 한중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정신병적인 증상을 구체적으로 기술한 내용이 상당 부분에 나타나며, 단순히 상상력으로 인한 기록이라고 설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이 연구의 가장 큰 제한점은 접근 가능한 역사적 자료의 양이 부족하여 근거를 제한적으로 확보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연구자가 역사학자가 아닌 사람이기 때문에 1차 자료에 직접 접근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한중록의 내용은 정신의학적 지식 없이는 설명하기 어려운 정신병적 증상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정하은, & 김창윤. (2014년). 사도세자에 대한 정신 의학적 고찰: 사도세자, 양극성 장애 환자인가 당쟁의 희생양인가. J Korean Neuropsychiatr Assoc, 53(5), 299-309.

4. 대중매체에서

연극 "한중록"

• 방송: MBC
• 출연진:
  • 영조: 김성원
  • 사도세자: 최수종
  • 혜경궁 홍씨: 최명길
  • 박문수: 변희봉

드라마 "하늘아 하늘아"

• 방송: KBS
• 출연진:
  • 영조: 김성겸
  • 사도세자: 정보석
  • 혜경궁 홍씨: 이주희 → 이주희 → 하희라

드라마 "대왕의 길"

• 방송: MBC
• 출연진:
  • 영조: 박근형
  • 사도세자: 임호
  • 혜경궁 홍씨: 홍리나

영화 "사도"

• 출연진:
  • 영조: 송강호
  • 사도세자: 유아인
  • 혜경궁 홍씨: 문근영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 출연진:
  • 영조: 이덕화
  • 사도세자: 도상우
  • 혜경궁 홍씨: 강말금

# 느낀점

한중록은 조선왕조의 역사와 궁중 내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혜경궁 홍씨의 시각에서 기록한 작품입니다. 대중매체에서 연극, 드라마, 영화로 다양하게 표현되었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조선시대의 역사와 인물들의 삶을 조명하는 소중한 자료를 접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인 사건들을 바탕으로 한중록은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그들의 감정과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이 작품은 한국사의 한 편을 들여다보는 것과 함께 궁중의 풍경과 문화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연극, 드라마, 영화를 통해 한중록의 이야기가 다양한 시각에서 재해석되어지면서, 우리는 역사적 사건들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각 배우들의 연기도 역사적인 인물들의 삶을 더욱 실감나게 전달해주었습니다.

한중록은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의 감정, 사회적 배경을 통해 조선시대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대중매체를 통해 이 작품이 여러 형태로 재탄생하면서, 우리는 역사를 더욱 가깝게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