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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 :: 개요, 첫 문장, 해설, 《신설국》, 여담, 느낀점

by small think2 2023.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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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요

 《설국(雪国, 유키구니)》는 일본의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의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가와바타가 1968년 일본인으로서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고전무용 비평가인 남자 주인공 시마무라가 북쪽 지방의 눈이 많이 내리는 고장의 한 게이샤 고마코와 고마코의 친구이자 일종의 연적이었던 요코에게 빠져들면서 겪는 갈등을 다룹니다. 탐미주의적 색채가 무척 강한 것이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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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첫 문장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雪国, 유키구니)》는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습니다. 밤의 아랫쪽이 하얘졌고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습니다. 건너편 좌석의 여자가 일어나 다가오더니, 시마무라 앞의 유리창을 열어젖혔습니다. 눈의 냉기가 흘러들었습니다. 여자는 한껏 창 밖으로 몸을 내밀어 멀리 외치는 듯이 "역장님, 역장님"이라고 불렀습니다. 등불을 들고 천천히 눈을 밟고 온 남자는 목도리를 콧등까지 두르고, 귀에 모자의 모피를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7행까지)

 소설의 첫 문장은 대단히 유명합니다. 설국의 도입부는 일본문학에서 정수라고도 불리며, 시마무라의 눈으로 바라보는 공간 묘사를 간결한 서술을 통해 여유롭고 푸근한 느낌을 주며, 설국이라는 작품의 배경을 독자들에게 감각적으로 전달합니다. 특히 첫 문장인 '국경의~' 부분은 일본 국내에서 매우 유명한 문장으로, 각종 문장론 서적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며, 이 문장만을 연구한 논문도 존재합니다. 이 문장은 사실 가와바타가 퇴고하면서 탄생한 문장으로, 처음에는 "국경의 긴 터널을 넘어서자, 그곳은 설국이었다(国境の長いトンネルを越えたら、そこは雪國だった)"이었다고 합니다. 일본 대중매체에서도 라이트노벨, 만화 등에서 자주 이 구절을 패러디하곤 합니다.

 '국경의 긴 터널'은 군마현과 니가타현을 잇는 조에츠선의 시미즈(清水) 터널입니다. 현재는 신 시미즈 터널 및 다이시미즈 터널(조에츠 신칸센 전용)이 개통되었고, 시미즈 터널은 니가타에서 군마로 가는 열차가, 신 시미즈 터널은 군마에서 니가타로 가는 열차가 이용하는 것으로 바뀌어 오늘날에는 시미즈 터널을 나오면 그곳은 설국(니가타현)이 아니라 미개의 땅 군마현이 됩니다. 일본에서는 국경이 나라 간의 경계를 뜻하는 단어로 쓰이지만, 일본에서는 지방 간의 경계도 관용적으로 국경이라고 부릅니다. 일본에서 율령제가 시행된 뒤부터 메이지 시대에 도도부현이 설치되기 이전까지 쿠니(국)(国)라는 도와 군의 중간에 위치한 행정 구역이 있었습니다. 군마현과 니가타현은 옛날에 각각 코즈케국(上野国)과 에치고국(越後国)으로 불렸고, 이 두 쿠니(국)의 경계를 각 지명의 한자를 따서 조에츠 국경(上越国境)이라고 불렀습니다.

 한국어에서는 일본의 철도 '조에츠선'의 이름이 이곳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본 작품에서의 '국경'과 한국어에서 쓰이는 '국경' 간의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차라리 현계나 도계로 번역하는 것이 더 원래 의미에 맞아보이나, 한국어 번역에서는 일반적으로 '국경'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몇몇 번역본에서는 역주로 '현과 현 사이의 경계'라는 부연 설명을 붙이거나 '접경'으로 번역해놓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소수의 한국어 번역본에서는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설국"이라는 단어를 의역해서 "눈의 고장" 또는 "눈고장"으로 번역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설국"이라는 직역이 널리 알려지고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국인 입장에서는 딱히 논란거리가 아니지만, 일본에서는 "国境"을 어떻게 발음하느냐에 관한 논란이 있습니다. '쿠니자카이(くにざかい)'로 읽는가 '콕쿄(こっきょう)'로 읽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실제로 일본 현의 경계는 '쿠니자카이'란 표현을 씁니다. 원문의 단어는 단지 "国境"이라는 한자뿐이므로 그렇게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에, 배경이 된 군마현과 니가타현의 경계의 호칭은 전통적으로 '조에츠 국경(じょうえつこっきょう)'이며, 가와바타 야스나리 역시 '콕쿄'가 맞다고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대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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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해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은 카도카와 문고판에 수록된 해설을 통해 더욱 풍부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 해설은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가 작성한 것으로, 원래 영어로 쓰여졌으나 일본어로 번역되어 한국어 번역본에 포함되었습니다. 해설은 일본의 설국을 특징지어 설명하면서 눈이 내리는 겨울과 온천문화에 대해 언급합니다.

 일본 혼슈 서해안은 세계에서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으로, 겨울에는 눈에 파묻힌 터널과 눈이 많이 내린 마을들이 특징입니다. 이런 설국의 풍경은 가와바타의 작품에서도 중요한 배경이 됩니다. 이 소설은 단순히 눈이 내리는 나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중앙산맥의 서측에 가로누운 혼슈 지역을 특히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한, 온천문화는 일본에서 특유하며, 일본인들은 온천에 가는 일을 즐기지 않습니다. 온천지에는 화려하고 번화한 곳에서 게이샤와 멋스러운 여자 종업원들이 대접하는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온천 게이샤는 다른 도시의 게이샤와는 다르게 세계의 빈축을 사지 않고 주말의 유산객들을 맞이하면서 헤메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가와바타는 이 작품에서 온천 게이샤를 소설의 여주인공으로 설정하여 자신의 주요 테마를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의 소설은 냉담하고 비정한 감정을 통해 인간관계의 차가움과 부정적인 면을 전달하고 있으며, 주인공들은 사랑을 향해 가까워지려 하지만 결국 떨어지게 됩니다.

 가와바타의 문장은 하이쿠적인 느낌을 품고 있어서 일본어의 불명료함을 묘사하는데 특징이 있습니다. 이는 번역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의 문장은 소설 내에서 감정과 미묘한 변화를 다루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 소설은 시마무라와 고마코의 연애를 통해 사랑의 부정적인 면을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주인공들은 자신의 끌어당기는 감정과 함께 서로를 버리게 됩니다. 작품의 마지막은 의미심장하게 끝나며, 독자에게 미래를 암시하는 여지를 주고 있습니다.

 번역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와바타의 미묘한 표현과 상징적인 테마가 잘 전달되도록 노력했습니다. 독자들에게 미리 이해를 부탁하는 바이며, 해설의 내용이 소설의 깊은 의미를 살려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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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신설국》

 영화로도 여러 번 만들어진《신설국》은 한국에서는 특히 유명하나, 실제로 이 작품은 가와바타의 〈설국〉과는 모티브만 공유하고 있을 뿐 전혀 다른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지만, 작가는 사사쿠라 아키라(笹倉明)입니다. 사사쿠라 아키라는 가와바타 야스나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2000년에 가와바타의 대표작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설국〉을 리메이크한 소설인 〈신설국〉을 썼습니다. 영화《신설국》에서는 한국에서도 활동한 전력이 있는 일본 배우 유민이 여자 주인공 역을 맡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관심은 작품 자체보다 유민의 노출 여부에만 집중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유민은 한국에서 눈물을 흘리며 "그 작품은 AV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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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여담

 <설국>의 배경이 된 니가타현은 실제로도 일본 최고의 다설지입니다. 시베리아 기단에서 발생한 추운 북서풍이 동해의 수분을 먹고 건너온 다음 에치고 산맥을 타고 오르며 대량의 눈을 뿌립니다. 가와바타는 니가타현에 있는 유자와(湯沢) 온천에 머물면서 <설국>을 집필했습니다. 작가가 머무르며 소설을 썼던 다카한 료칸은 서기 1075년에 개업하여 무려 948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여전히 성업 중입니다. 료칸 내부에는 가와바타 야스나리 및 <설국>과 관련된 자료와 실제로 묵었던 방을 재현한 세트가 있는 자료관이 있습니다. 이 자료관은 숙박객이 아니더라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전국지리올림피아드 문제 중 홋카이도를 찍어 놓고 이 소설의 배경이라고 설명하는 낚시를 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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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낀 점

 <설국>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걸작으로, 니가타현의 추운 겨울을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작가가 머무르며 집필한 다카한 료칸과 그 주변의 자연환경은 작품에 큰 영감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눈으로 뒤덮인 일본의 경치와 한적한 온천 마을의 분위기가 소설의 분위기와 잘 어울려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작품 속 주인공들의 냉정하고 비정한 감정을 통해 인간 관계의 복잡함과 사랑의 괴리를 잘 그려낸 것 같습니다. 특히, 시마무라와 고마코와의 연애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갈등과 불안함이 공감이 갔습니다. 그들의 사랑이 두 사람을 이어주지 못하고 오히려 더욱 떨어지게 만드는 모습은 마음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작가의 문체도 독특하고 정교하여 읽으면서 하이쿠적인 감각과 여러 가지 의미를 함축하는데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특별한 문체로 인해 소설은 더욱 독특하고 잊혀지지 않을 매력을 띄고 있습니다.

 영화 <신설국>과의 차이를 알게 되면서 작품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니만큼 그 가치를 더욱 인정하며, 작가의 뛰어난 능력과 창의력에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설국>은 일본 문학의 걸작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며,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작품을 더욱 살펴보고자 하는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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