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개요
알베르 카뮤의 걸작 장편 소설인 이 작품은 1947년 갈리마르 출판사를 통해 발표되었습니다.



2. 줄거리
제2차 세계 대전의 그림자가 드리운 1940년대 프랑스령 알제리 북부 해안의 작은 도시 오랑에서 갑작스럽게 페스트가 발생합니다. 이에 따라 외부와 격리 조치가 취해지면서 오랑 시는 외부와 단절되고 시민들은 고립되어버립니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수십, 수백 명씩의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막장 상황이 1년 동안 지속됩니다. 이러한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인간 존재의 실존에 대해 철학적인 고찰이 전개됩니다.
주인공인 의사 리외와 보건대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되며, 이들은 결코 피할 수 없는 재난적 운명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소설은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을 뿐만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재난소설 장르의 효시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3. 등장인물
스포일러 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 베르나르 리외 (Bernard Rieux) - 주인공이자 의사입니다. 아픈 아내가 계십니다. 92년 영화에서는 윌리엄 허트 가 맡았습니다.
- 장 타루 (Jean Tarrou) - 기득권층 출신의 반항아로, 리외가 보건대를 결성하자 참여해 리외를 돕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하지만 결국 페스트에 걸려 사망하게 됩니다. 타루가 페스트에 걸린 시점은 도시에서 페스트가 거의 물러나던 시점이었습니다. 92년 영화에서는 **장마르크 바 (Jean-Marc Barr)**가 연기했습니다.
- 레몽 랑베르 (Raymond Rambert) - 파리에서 온 신문기자로, 원래 알제리 오랑에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지만 중도에 마음을 바꿔 리외를 돕게 됩니다. 무사히 생존하여 결말 부분에서 연인과 재회합니다.
- 조제프 그랑 (Joseph Grand) - 말단 공무원으로, 아내가 그를 떠나 혼자 살게 된 사람입니다. 보잘것없는 취급을 받았지만 선하고 성실하며 리외를 도와줍니다. 나중에 그랑도 페스트에 걸려 위험할 뻔했지만 다행히 살아남습니다. 92년판 배우는 **로버트 듀발 (Robert Duvall)**이 맡았습니다.
- 판느루 (Paneloux) - 예수회 신부로, 흑사병을 타락한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징벌이라 주장합니다. 하지만 페스트로 인해 아무 죄 없는 어린아이가 죽는 것을 보고 자신도 고뇌를 느끼게 됩니다. 그는 어떤 병에 걸려 죽게 되었으나, 의사를 부르지 않은 채로 죽었고, 그의 병이 페스트 증상과는 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판느루의 신앙심에 대한 존중을 표하는 의미에서 페스트라는 사인을 기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92년판에서는 **라우타로 무루아 (Lautaro Murúa)**가 맡았습니다.
- 코타르 (Cottard) - 흑사병으로 인한 혼란한 상황을 이용하여 밀수 등으로 사리사욕을 챙기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페스트가 끝난 후에는 오히려 좋지 않은 처지가 되어버립니다. 이로 인해 페스트의 기세가 약해질수록 그의 기분이 요동치며, 결국은 정신 못 차리고 길거리 사람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하여 경찰에 체포되게 됩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부역자에서 따온 묘사입니다. 92년판 배우는 **라울 줄리아 (Raúl Juliá)**입니다.



4. 기타
이 작품의 배경은 알제리의 도시이지만, 등장 인물들은 모두 프랑스 출신입니다. 아랍인, 베르베르인 등 해당 지역의 선주민들은 등장은 커녕 언급되는 부분도 없습니다. 이 점은 프랑스가 알제리를 단순히 식민지가 아니라 프랑스의 확장된 영토로 취급했기 때문입니다. 카뮈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알제리는 프랑스의 한 지역이었고, 카뮈는 그 프랑스의 일개 지역에서 태어난 프랑스 소설가였습니다.
특히, 작품의 배경인 오랑은 독립 전에는 유럽인 주민이 알제리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도시로 인구의 과반을 차지했으며, 반독립 세력의 아성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카뮈의 입장에선 당연히 배경이 프랑스이니 등장 인물도 프랑스인만 등장시킨 것이었습니다. 첫 장부터 오랑 시는 프랑스의 한 도청 소재지에 불과하다는 문장이 나오는 정도니 말 다 했습니다.
그러나 페스트 집필 이후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 등에서는 알제리는 프랑스가 아니라고 언급한 바, 소설 집필 이후 생각에 변화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카뮈의 다른 작품인 '이방인'의 주인공의 아랍인 살해가 등장인물들의 대화에서 언급됩니다.
또한, 2020년 전 세계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강타함에 따라 다시금 입소문을 타고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페스트>에서 페스트 발병 이후 사람들이 취한 행동이 놀라울 정도로 오늘날 코로나 발병 이후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과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사람들이 가짜 소문(미신) 같은 것에 속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 한다는 점 등이 유사합니다. 기사에도 언급되어 있습니다.



5. 미디어 믹스
5.1. 영화
1992년에 프랑스, 아르헨티나, 영국 합작으로 영화로도 나왔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불의 전차, 미드나잇 익스프레스를 제작한 유명한 영국인 데이빗 푸트남이 이 영화를 제작했는데, 카뮈의 후손들은 영화화에 반대하여 매우 오랫동안 설득해야 했습니다. 음악은 반젤리스가 담당했습니다. 영화는 평범한 수준보다는 조금 낫다고 할 수 있지만, 너무 많이 묻힌 작품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배우진은 화려했으며, 윌리엄 허트, 로버트 듀발, 라울 줄리아와 같은 배우들이 출연했습니다. 감독은 오피셜 스토리로 1986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던 아르헨티나 감독인 루이스 푸엔조입니다. 또한 89년에는 그레고리 펙과 제인 폰다 주연의 미국영화 <올드 그링고>를 감독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올드 그링고는 흥행과 평가에서 좌절하고, 이 영화도 흥행이나 비평에서는 그리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페스트 이후로 2002년에는 드라마 연출을 한 적이 있으며, 2004년에는 고래와 창녀라는 영화를 감독했지만, 그 이후로는 거의 20년 가까이 영화 감독으로서 활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촬영되었으며, 어느 나라에서 일어난 일인지는 언급되지 않았고, 그냥 '오랑' 이라는 도시에서 일어난 일이라고만 언급되었습니다. 오랑은 비교적 인지도가 떨어지므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유럽 어느 도시 정도로 인식되었을 것이며, 당연히 아랍인은 한 명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현대에 제작하려면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알제리의 아랍인, 베르베르인 등을 등장시켜야 하므로, 그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참고로, 밑에 있는 쥐와 모자는 92년 영화 포스터입니다. 2020년에 나온 민음사 버전에서는 리유라고 발음합니다. 발음상 리외가 정확하지만 소리의 어색함을 피하기 위해 '파늘루' 라고 번역하기도 합니다. 카뮈가 알제리 태생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알제리가 독립한 1962년 이후입니다. 카뮈는 1960년에 사망했으니 그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신이 태어난 곳이 프랑스이고, 자신의 소설 <페스트>의 무대로 설정한 알제리의 오랑 시가 프랑스라고 생각했습니다. 1954년 기준으로 알제리는 프랑스어 사용자가 64.5%였습니다. 카뮈는 알제리 독립에는 반대했으나 알제리 자치권 확대와 알제리 토착민 차별 시정을 주장한 바도 있었습니다.



페스트에 대한 느낀점
페스트는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의 걸작 장편 소설로서, 제2차 세계 대전 시기의 프랑스령 알제리 북부 해안 도시 오랑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한 페스트에 의한 고립된 상황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소설에서는 외부와의 단절로 인해 사람들이 막장 상황에서 살아가는 모습과 인간의 실존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이 진행됩니다.
작품은 주인공인 의사 리외와 보건대를 중심으로 페스트의 공포와 어둠 속에서 사람들이 직면한 어려움과 결정들을 보여줍니다.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하는지, 고통과 죽음과의 싸움에서 어떤 용기를 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사유가 녹아들어 있습니다.
또한, 페스트가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종교와 신념에 대한 의문과 갈등도 묘사되어 있습니다. 예수회 신부 판느루의 신앙과 고뇌, 그리고 장 타루의 반항과 인간적인 면모 등이 각자의 방식으로 소설 속에서 펼쳐집니다.
작품은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작으로서, 대중적으로도 재난 소설 장르의 효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페스트가 현대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와 유사한 행동 양상을 보이는 점도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불안과 공포를 안고 사는 시기에 이 작품을 다시 생각해보면, 인간의 어떤 모습이 펼쳐질지 상상해보게 됩니다.
카뮈의 뛰어난 문학적 표현과 인간성에 대한 진지한 탐구는 누구에게나 깊은 생각을 이끌어내며, 이 작품은 오랫동안 인간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좋은 작품이라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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