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개요
'Hamlet'은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쓴 희곡으로, 그의 4대 비극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는 작품입니다. 원래의 제목은 '덴마크 왕자 햄릿의 비극(The Tragedy of Hamlet, Prince of Denmark)'이었습니다. 1601년에 처음 쓰여진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가 이전까지 희극과 역사극 등을 주로 집필한 만큼 다른 비극들과는 달리 냉소적이고 풍자적인 요소가 강조되며 고전에서 인용되는 부분도 많습니다. 이 작품의 배경은 덴마크이며 무대는 엘시노어의 크론보르 성입니다.
작품의 이름인 '햄릿'은 전설의 인물 암레스(Amleth)의 왕자 이름에서 맨 뒷글자 'h'를 앞으로 옮긴 것입니다. 다만, 일반명사 'hamlet'은 영어로 '작은 마을'을 의미합니다. 전설에 따르면 거트루드의 아버지이자 암레스의 외할아버지로 추정되는 7세기 말의 흐뢰렉(Hrørek) 왕이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또한 16세기 말에 토머스 키드의 작품 '스페인의 비극(Spanish Tragedy)'과 '햄릿'이 유사점이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2. 줄거리
12세기 덴마크 왕국의 수도인 엘시노어 성에서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왕이 갑자기 사망하고, 왕의 동생 클로디어스가 왕위를 차지하고 거트루드 왕비와 결혼합니다. 이로 인해 왕자 햄릿은 의심과 어머니에 대한 원망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어느 날 밤, 햄릿은 궁 초소에서 선왕의 유령이 나타나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친구 호레이쇼와 경비병과 함께 초소를 찾아가본 햄릿은 선왕의 유령으로부터 동생에 의해 독살된 것을 알게 되고 복수를 결심합니다.
햄릿은 왕을 의심하는 마음에 광기 어린 행동을 하며, 극단을 성에 초대하여 '곤자고의 암살'이라는 연극을 상연시킵니다. 이 연극은 클로디어스의 암살과 똑같은 플롯으로 진행되어 햄릿은 왕의 반응을 관찰합니다. 왕은 형 암살 장면을 본 후 안색이 변해 자리를 퇴장하게 되고, 햄릿은 자신의 의심을 확신하고 복수를 결심합니다.
그러나 복수의 길은 쉽지 않습니다. 햄릿은 거트루드의 추궁 중 실수로 재상 폴로니어스를 살해하고, 이로 인해 폴로니어스의 딸 오필리어 역시 미친 채로 사망하게 됩니다. 클로디어스는 햄릿을 처리하기 위해 영국에 보내 사형을 명령합니다. 하지만 햄릿은 해적들의 도움으로 살아 돌아옵니다.
다시 덴마크로 돌아온 햄릿은 폴로니어스의 아들 레어티즈와 검술 시합을 하게 됩니다. 시합 도중 레어티즈는 햄릿을 상처 입히지만, 자신도 칼에 찔리게 됩니다. 죽기 직전에 레어티즈는 왕과 자신의 음모를 햄릿에게 알리며 서로를 용서합니다. 이와 중간에 왕비는 독이 섞인 술을 마시고 죽어가며 햄릿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고, 햄릿은 왕을 찌르고 독을 주입해 죽입니다.
이후, 햄릿은 친구 호레이쇼에게 이 모든 사건의 진실을 전해 달라고 부탁한 후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노르웨이의 왕자 포틴브라스는 덴마크를 거쳐 폴란드로 가려던 명목 아래 덴마크를 치려던 중 햄릿의 비극적인 사건들을 목격하고 안타까워하며 햄릿의 장례를 치르고, 덴마크의 새로운 왕이 됩니다. 이로써 이야기는 막을 내립니다.



3. 등장인물
햄릿
햄릿은 12세기 덴마크 왕국의 왕자로, 현재 나이는 30세 정도입니다. 예술적인 기질이 있으며 이상주의적 경향을 보입니다. 예전에는 여유롭고 유연한 성격이었으나,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어머니의 재혼, 삼촌의 즉위 등의 사건으로 인해 우울증과 압박감을 느끼며 냉소적이고 자기 집착적인 모습으로 변해갑니다. 그러나 그의 분노와 슬픔을 해소하지 못한 채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결국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제임스 딘을 대표하는 반항아들의 원조격 인물로 여겨집니다.
햄릿 왕
햄릿 왕은 덴마크의 전 국왕이며 햄릿의 아버지이자 거트루드의 전 남편입니다. 현재는 현 국왕인 클로디어스의 형이었습니다. 그의 죽음은 형인 클로디어스가 독을 부어 죽이는 사건으로 인해 일어났습니다. 그 후 그의 유령이 아들 햄릿에게 나타나 복수를 부탁하는데, 이것이 비극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클로디어스
클로디어스는 현재 덴마크의 왕으로 햄릿의 숙부이며, 햄릿의 아버지였던 햄릿 왕의 형입니다. 현재는 거트루드와 결혼하여 왕비의 자리를 맡았습니다. 처음에는 햄릿에게 아버지라 부를 것을 요구했으나 햄릿의 반응에 냉소적으로 대응하며 그의 복수를 준비합니다. 미묘하면서도 사악한 면모를 갖추고 있으며, 사람들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거트루드
거트루드는 햄릿의 어머니이자 덴마크의 왕비입니다. 햄릿이 그녀와 닮은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으며, 그녀의 성격과 행동은 모호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인물입니다. 클로디어스와 결혼한 후 햄릿의 아버지인 선왕의 죽음에 대해 쉽게 넘기고, 아들인 햄릿의 괴로움을 이해하려 하지 않아서 햄릿의 고립과 비극의 원인 중 하나가 됩니다. 그녀의 죽음은 햄릿에게 왕을 죽이기 위한 동력을 부여합니다.
폴로니어스
폴로니어스는 오필리어와 레어티즈의 아버지로, 귀족 출신은 아니지만 학식이 풍부한 늙은이입니다. 어떤 일이든 중재자라고 착각하는 주책맞은 인물로, 자신이 중요한 책략가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그의 엉뚱하고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행동은 극 전반에 걸쳐 잘 드러나며, 햄릿에 의해 웃음거리가 됩니다. 작품 전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햄릿의 복수심을 유발하는 인물 중 하나입니다.
레어티즈
레어티즈는 오필리어의 오빠이자 폴로니어스의 장남으로 뛰어난 검술 솜씨를 갖춘 우수한 젊은이입니다. 햄릿과 대립하는 운명적인 캐릭터로, 햄릿의 반대편에서 결투를 벌이고 결국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합니다. 햄릿의 라이벌적 캐릭터로서 작품에 흥미를 더합니다.
오필리어
오필리어는 클로디어스의 측근인 폴로니어스의 딸입니다. 햄릿과 마찬가지로 어린 나이에 죽음을 맞이하며, 비극적인 요소가 강조되는 캐릭터입니다. 햄릿과의 관계가 교차되면서 그녀 또한 비극적인 운명을 겪게 됩니다.
호레이쇼
호레이쇼는 햄릿의 친구로, 귀족 출신은 아니지만 학식이 풍부합니다. 온유하고 성실한 성격으로, 햄릿에게 충직한 신뢰감을 보입니다. 그는 햄릿 왕을 본 사람 중 한 명으로, 작품의 다양한 상황에서 햄릿의 옆에 있으면서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후속 사건
후에 햄릿과 레어티즈는 결투를 벌이고, 그 결과 레어티즈가 죽습니다. 복수를 달성한 후에도 햄릿은 슬픔에 빠져 자살을 시도하지만, 호레이쇼에게 살아남아 이 비극적인 사건을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호레이쇼는 햄릿의 부탁을 받아들이고, 덴마크 왕국의 대참극을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합니다. 이후 햄릿이 죽음에 이르자 호레이쇼는 진심으로 슬퍼합니다.
로젠크란츠 & 길든스턴
로젠크란츠와 길든스턴은 햄릿의 동창생들입니다. 클로디어스의 음모로 인해 영국 왕에게 햄릿을 처형할 것을 지시하는 내용의 밀서를 가지고 햄릿과 함께 영국으로 가지만, 햄릿이 몰래 편지를 뜯어보고 그 내용을 고쳐 씀으로써 이들 스스로가 처형 당하게 됩니다.
포틴브라스
포틴브라스는 덴마크의 숙적인 노르웨이의 왕자로, 햄릿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으나 행동은 정반대입니다. 햄릿과 대칭되는 캐릭터로, 햄릿의 안티테제인 셈입니다. 햄릿이 이상주의적이고 생각에 머무르는 성격이라면, 포틴브라스는 현실주의적이며 행동을 취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작품 내에서 빈번히 언급되지만 등장 횟수는 적습니다.
요릭
요릭은 작중 시점에서 이미 고인 노인입니다. 햄릿과 호레이쇼가 오필리어의 장례식을 보기 위해 묘지에 왔을 때, 어렸을 때 궁정 광대였던 요릭의 두개골을 보며 햄릿은 인생의 덧없음을 이야기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작품 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명대사
**"4. 명대사"**는 로런스 올리비에가 출연한 1948년 영화입니다. 영화는 바다를 비추며 시작합니다.
"죽을 것인가, 살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고귀한 마음으로 믿기 힘든 운명의 화살과 비난을 내 마음으로 견뎌야 할지, 아니면 문제들과 맞서 싸워 끝낼지의 딜레마에 대해 고민하는 대사입니다. 죽는 것은 잠드는 것과 같으며, 그로 인해 심장 아픔과 천부적 충돌들이 끝나게 됩니다. 이러한 죽음은 신실하게 바라볼 가치가 있다고 말합니다. 죽는 것은 잠드는 것, 잠을 자는 동안 꿈을 꾸게 됩니다. 그러나 꿈에서 죽음이 무엇을 가져올지 알지 못하기에 그것 때문에 우리는 주저합니다. 이 미지의 존재 때문에 우리는 현재 겪고 있는 고난들을 참는 것을 더 좋아하고, 알 수 없는 고난으로 도망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따라서 양심은 우리 모두를 겁쟁이로 만들고 결단의 생기찬 빛깔은 사색의 창백한 기색으로 덮이며 위대한 행동들도 그러한 이유로 틀어져 이름을 잃게 됩니다.
이 명대사는 햄릿이 오필리어와 함께 무대 위에 있을 때에도 햄릿이 오필리어의 존재를 알고 있기 때문에 특정한 상황에서 진행되는 독백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문제가 됩니다. 이 대사를 통해 햄릿은 인생의 복잡성과 죽음에 대한 우려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품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대사 중에서도 유명한 명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별들이 불이라는 것을 의심하고, 태양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심하고, 진실이 거짓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할지라도 내 사랑만은 의심하지 마시오." - 햄릿이 오필리어에게 전하는 사랑의 말입니다.
- "세상에 선과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 - 햄릿이 다른 캐릭터에게 세상의 복잡성과 상대적인 선악의 관점에 대해 말하는 대사입니다.
- "천국과 지상에는 자네가 꿈꿔 온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이 있다네. 호레이쇼." - 햄릿이 호레이쇼에게 세상의 미지성과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사입니다.
이러한 햄릿의 명대사들은 그가 가진 깊은 내면과 인생의 복잡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것으로서,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상과 문학적으로 큰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5. 해설
작품은 덴마크의 왕자 햄릿이 아버지 덴마크 국왕의 시해와 어머니 거트루드의 변심, 인면수심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숙부 클로디어스의 모습을 보며 번뇌하고 미쳐가는 모습을 그립니다. 흔히 복수극이라는 인상이 강하지만 실제로는 기성세대가 만든 부조리에 의해 부서져가는 햄릿의 모습을 치밀하게 묘사하고 클로디어스 본인도 자신이 계획한 음모에 의해 파국을 맞이하면서 폭주하는 청춘의 기록이라 평할 수 있습니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작중에서 햄릿이 복수를 계획하는 장면은 없습니다. 항상 클로디어스 타도를 맹세하고 괴팍한 언행으로 그의 일당을 당황하게 하지만 구체적인 복수의 수단을 모색하거나 그들의 악행을 고발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계속해서 나빠지고 부조리해지는 현실에 고민하고 치를 떨며 거기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유형의 인물을 문학에서는 햄릿형 인물이라 분류하며, 돈키호테형 인물과 대립되는 인물형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그는 결국 거기에 휩쓸리고 자기 자신도 후회할 일을 벌이고 만듭니다. 이런 면을 보면 그는 침착한 복수자라기보다 앞뒤 가리지 않고 좌충우돌하는 반항아이입니다. 비극 햄릿은 바로 그런 주인공의 모습을 세밀하게 그림으로 말미암아 젊은이의 좌절과 분노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사실 햄릿은 여타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처럼 한창 엘리자베스 1세의 후계자 문제로 불안하던 시기에 셰익스피어가 생각하는 이상적이지 못한 리더상의 하나로 표현되며 총명하고, 재능은 있으나 행동력이 없는 사람으로 묘사가 됩니다. 그와 반대되는 인물인 포틴브라스가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과감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여주면서 역시 리더는 행동력이 있어야 된다는 셰익스피어의 사상을 표현했습니다. 결국 왕족들이 모두 죽은 덴마크는 행동력 있고, 명예로우며, 과거에는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 노르웨이의 포틴브라스라는 이상적인 리더에게 귀속되는 엔딩으로 끝이 납니다. 햄릿의 원전은 여러 종류가 있다고 한다고 합니다. 스페인이나 아이슬란드 쪽에도 이와 유사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 중에서 덴마크의 암레스(Amleth) 왕자의 이야기를 가장 원전으로 여긴다고 합니다.



5.1. 논쟁거리
햄릿이 실제로 미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호사가들 사이에 많은 논쟁이 있으며, 이러한 논쟁에는 종종 영문학자들이나 심리학자들까지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햄릿의 이런 대사나 행동을 보면 미친 것이 분명하다는 주장과 다른 대사를 보면 정말로 미친 사람이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맞서는 식입니다. 그러나 셰익스피어가 심리학의 전문가가 아닌 이상 정신질환의 증상과 일관성 있게 일치(혹은 불일치)하는 대사와 행동만을 넣기는 어려웠을 것이므로 이 논쟁이 끝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인터넷에서 "hamlet is insane"으로 검색해보실 수 있습니다. 이 논쟁에는 수많은 의견들이 있지만 편의상 다음의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햄릿은 미치지 않았다.
- 햄릿이 미쳤다고 하지만 클로디어스가 왕을 죽인 것도 사실이다.
- 클로디어스가 왕을 죽인 것은 햄릿이 미쳐서 현실과 착각한 망상일 뿐이다.
햄릿이 미쳤다면 클로디어스가 죄책감을 드러내며 신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훔쳐본 후 햄릿이 잠시 복수를 멈춘 장면이 어색해진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몇 가지 반론이 있습니다. 첫째, 클로디어스는 단순히 기도를 했을 뿐이며, 햄릿은 클로디어스가 자기 아버지를 죽인다는 죄책감을 가졌다고 생각하므로 그런 내용을 상상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둘째, 햄릿은 이미 두 친구들이 똘마니라는 것을 알고 그 서신을 바꿔챘으니, 새 서신의 내용은 당연히 그 두 명을 죽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뀐 서신을 받은 영국은 그 두 명을 죽인 후에 클로디어스에게 사신을 보내 명령을 이행했다고 말하는데, 그 시점이 클로디어스가 죽고 햄릿이 죽어가던 시점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햄릿이 미쳤다면 클로디어스가 정말 범인인지 확인하기 위해 아우가 형을 죽이는 연극을 보여주고, 이에 클로디어스가 불편하게 여기며 자리를 뜨자 이를 죄책감 때문이라고 단정하며 그가 범인이라고 확신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햄릿은 이미 클로디어스를 '절대악'으로 상정하는 상태이므로, 클로디어스의 인간다운 모습을 상상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햄릿이 클로디어스를 바로 죽이지 않은 것은 그의 아버지가 갑작스레 죽어 클로디어스가 구원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죽은 것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클로디어스가 실제로 형을 죽이지 않았다면 햄릿을 독살할 생각을 쉽게 했을 리도 없을 것입니다. 클로디어스는 원래는 햄릿을 싫어한다거나 위협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클로디어스가 왕위를 차지한 목적도 거트루드와 결혼하기 위함이었고, 권력을 손에 넣고 싶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맨 처음엔 햄릿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약속할 정도로 호의적으로 대했습니다. 햄릿이 거트루드와 함께 있는 장면에서 햄릿만이 유령을 보는 부분이 있지만, 이 부분은 거트루드가 유령이 보이는데도 일부러 무시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으며, 유령이 첫 번째 등장에서와는 달리 햄릿에게만 보이는 모습으로 나타났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햄릿이 정말 미쳤다는 것은 확실치 않습니다. 햄릿은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에 상심한 끝에 실성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야기 상의 사건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본작이 미쳐버린 햄릿의 왜곡된 시선으로 이야기되는 것이라면, 그건 또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겠습니다.



5.2. 데우스 엑스 마키나
햄릿의 극적 장치인 해적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햄릿이 복수를 하고 정리를 해야 하는 순간이 오는 타이밍에 햄릿이 영국으로 떠나버립니다. 그러다 운 좋게 중간에 해적을 만나 덴마크로 돌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해적을 만나 죽지 않은 것은 그들이 햄릿의 신분을 알고 인질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해적의 등장은 햄릿뿐만이 아니라 다른 작품에서도 주요 인물이 배를 타면 폭풍과 더불어 등장하는 극적 장치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플롯 장치는 작품에 대한 감정을 고조시키고 전개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6. 영화화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은 꾸준하게 영화 또는 드라마로 화면에 옮겨지고 있습니다. '햄릿'은 1948년작이 나오기 전부터 이미 8편의 영화 버전이 나와 인기가 많은 작품 중 하나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버전은 로렌스 올리비에가 연출한 1948년작, 프랭코 제피렐리가 연출한 1990년작, 케네스 브래너가 연출한 1996년작, 그리고 에단 호크가 주연을 맡은 2000년작입니다.
6.1. 1948년
1948년작은 로런스 올리비에가 제작, 연출, 각색하고 햄릿 역을 맡아 2시간 반 정도의 긴 편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그리고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로런스 올리비에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주연상을 동시에 받은 두 번째 인물로서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햄릿의 아버지를 죽인 클로디어스 왕에 대한 복수를 하면서 그의 어머니인 거트루드 왕비와의 관계를 진지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영화 역사에 남는 명작 중 하나입니다.
6.2. 1990년
1990년작은 프랭코 제피렐리가 감독하고 멜 깁슨이 햄릿을 연기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원작의 내용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햄릿의 성격을 약간 사악하게 그려냈습니다. 특히 편지 사건이 원작과는 다소 달리 표현되어 있으며, 햄릿의 복수에 대한 내면적 갈등과 감정 표현을 잘 보여줍니다. 이 작품에서도 뛰어난 배우들이 조연으로 출연하며, 리처드 애튼버러, 빌리 크리스탈, 로빈 윌리엄스 등이 등장합니다.
6.3. 1996년
1996년작은 케네스 브래너가 감독과 주연을 맡아 원작에 가깝게 재해석된 작품입니다. 배경은 19세기 초중반의 빅토리아 시대 영국으로 옮겨졌으며, 햄릿의 내면적 갈등과 왕위를 둘러싼 정치적 사건들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햄릿을 영화화한 작품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더불어 총 분량이 4시간 가까이 되지만 그 길이에도 불구하고 흥미롭고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6.4. 2000년
2000년작은 마이클 알마레이다가 감독하고 에단 호크가 햄릿 역을 맡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현대 뉴욕으로 배경을 옮겨 현대 사회적 문제와 햄릿의 갈등을 연결시킨 현대적 해석을 시도했습니다. 대사와 사건들은 거의 원작 그대로 사용되었지만, 현대 사회를 반영하여 전체적으로 현대적인 분위기를 갖고 있습니다. 작품의 평가는 평작 수준이며 흥행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6.5. 기타 각색 작품
'햄릿'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다양한 시도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일부 중국 영화나 현대적으로 변주된 작품들도 있으며, '오필리아'와 같이 여성의 시각에서 햄릿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작품도 있습니다.
위의 작품들을 통해 '햄릿'은 계속해서 새로운 시각과 해석을 통해 영화화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작품들은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현대 관객들에게 새롭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전달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7. 뮤지컬
1999년에 체코의 가수 야넥 레데츠키(Janek Ledecky)에 의해 제작된 '햄릿 더 록 오페라'는 유럽과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한국에서는 2007년에 라이센스를 받아 김수용과 신성록 등이 출연하여 '뮤지컬 햄릿'이라는 제목으로 공연되었으며, 흥행에 힘입어 2008년, 2011년, 2017년에도 재연되었습니다. 이 버전의 뮤지컬은 햄릿과 오필리아의 로맨스를 강조하여 '러브스토리'로서 홍보되었습니다. 1막의 끝 곡인 'Today for the last time'이 특히 유명한 곡입니다. 2017년에는 한국 창작 뮤지컬인 '햄릿: 얼라이브'를 공연하여 더욱 다양한 시각으로 '햄릿' 이야기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8. 이야기 속의 재미난 변주들
햄릿이 요릭의 해골을 들고 독백을 하는 장면은 17세기 이후 회화와 문학 등 여러 예술 작품의 모티브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소련의 전위적인 실험극 연출가 니콜라이 아키모프가 1932년에 상연한 '햄릿'은 블랙 코미디로서 유명합니다. 햄릿을 비롯한 거의 모든 배역이 알콜 중독자로 설정되었고, 오필리어마저도 미쳐서 익사하는 대신 만취 상태로 강을 건너 발을 헛디뎌 익사하는 설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작품은 우스꽝스러움과 실험적인 요소를 강조하여 꽤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예로는 톰 스토파드의 1966년 희곡 '로젠크란츠와 길든스턴은 죽었다(rosencrantz and guildenstern are dead)'가 있습니다. 이 작품은 햄릿의 내용을 로젠크란츠와 길든스턴의 시점에서 바라보며 뒤튼 부조리극입니다. 브로드웨이에서도 공연되어 1968년 뉴욕연극비평가상을 수상하며 인정받았으며, 1990년에는 톰 스토파드가 연출한 동명의 영화도 제작되었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은 전체적인 모티브를 햄릿에서 따왔다고 제작자들이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영화 감독 에른스트 루비치의 1942년 영화 '사느냐 죽느냐(To Be Or Not To Be)'는 폴란드 배우 부부가 햄릿을 올리려는 과정에서 삼각관계와 나치의 음모에 얽혀지는 내용으로 꼽히며 그의 대표작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햄릿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되었습니다. 햄릿의 영향력은 예술과 문학 영역 뿐만 아니라 비디오 게임, 드라마, 만화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그로부터 파생된 흥미로운 변주들이 더욱 많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햄릿에 대한 느낌
햄릿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영향력 있는 작품으로, 그 내용이 다양한 예술 작품들에 반영되는 것을 보면 정말 흥미롭고 멋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여 여러 시대의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햄릿의 내면적인 갈등과 인간적인 모습에 공감하고 더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특히, 실험적인 접근으로 햄릿을 재해석한 작품들은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블랙 코미디로서 햄릿을 각색한 니콜라이 아키모프의 작품이나 로젠크란츠와 길든스턴의 시점에서 바라본 톰 스토파드의 작품은 햄릿의 이면에 더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는 독특한 시각으로 매료시킵니다.
또한, 다양한 매체에서 햄릿의 영향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은 햄릿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작품으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애니메이션 중 하나입니다. 또한, 비디오 게임, 드라마, 만화 등에서도 햄릿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어서 이 작품이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서 사랑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햄릿은 인간의 내면을 묘사하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갈등과 고민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그 중심에 있는 햄릿의 인물성과 감정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에서 공감과 고민의 대상이 되어줍니다. 이러한 깊이 있는 내용과 풍부한 감정들로 인해 햄릿은 오랫동안 사랑받고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에게 감동과 영감을 줄 작품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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